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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4, 07:21:26 PM / 7,277 views / 4 comments / 1 recommendations
[인터뷰] 제리케이, ‘힙합도 사회의 일부, 변할 건 변해야 한다’

힙플 : [감정노동] 발표를 축하한다. 네 번째 정규 앨범이자 음반으로는 열 번째인데 감회가 어떤가?

제 : 10번째 음반이라는걸 발매 전날 컨셉 사진을 찍으려고 씨디를 꺼내보다가 알게 됐다. ‘아 10번째 음반이구나.. 여기까지 잘 버텼다’



힙플 : 험버트(Humbert)의 경우도 풀랭스 앨범의 전곡을 프로듀싱한건 이번이 처음인 걸로 안다.

험 : 앨범이 나왔을 때 정말 내 앨범이 나온 것처럼 기뻤다. ‘해냈구나!’ 싶었지. 앨범의 엔지니어인 나잠수형의 작업실에서 CD를 받자마자 정말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제 : 감동의 눈물을 흘리더라..

험 : 감동의 눈물은 마음 속으로.. (웃음)



힙플 : 제리케이와 험버트는 ‘결혼결심’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추고, 그 이후로 쭉 함께 해왔다.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된 건가?

제 : 이전 앨범 [현실,적]을 내고 나서 비트를 준 김박첼라형과 믹스를 맡아준 소리헤다에게 CD도 주고, 밥이나 사줄 겸 찾아갔었는데, 이 친구가 거기에 있었다. 밥을 먹으러 나오는데 따라오더라. 참여도 안 했는데.. (웃음) 근데 뭐, 온다는데 오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서..

험 : 초면에 밥을 얻어먹었었지..

제 : 그때 처음 봤고, 그 뒤로는 아날로그소년의 ‘선인장’을 들으면서 이 친구가 진짜 잘하는 친구라는 걸 느끼게 됐다. 뭐랄까, 리얼 악기의 소스들을 기반으로 하면서 신스가 섞인 류의 음악을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또 그런 프로듀서를 찾고 있어서 그런지 험버트가 적임자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결혼결심’으로 험버트에게 처음 곡을 맡겼는데, 굉장히 만족스러운 작업이었다. 그런데 사실, 험버트가 앨범 전체를 맡게 된 과정은 조금 다르다.

험 : 아 그건. 내가 하고 싶다고 했다. (웃음) 제리케이형은 어릴 때부터 나의 페이보릿 MC였기 때문에 그 이후로 형을 볼일이 거의 없었는데도, 내가 나서서 찾아 뵙고,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제 : 어느 날 갑자기 문자가 오더라. 할 얘기 있으니 한번 만나자고. 약간 무서웠다. (전원웃음)
그래서 전혀 아무 생각도 못하고 나갔는데, ‘제가 형 앨범 전체를 프로듀싱하고 싶습니다’라면서 야망을 밝히더라.



힙플 : 야망.. (웃음) 험버트의 제안을 받고 흔쾌히 수락했나?

제 : 그때는 총괄 프로듀서를 둬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던 상황이라서. ‘뭐라고?’ (웃음) 하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받아놓은 비트들도 있었기 때문에..

험 : 난 비트들이 있는지 몰랐다. (웃음)

제 : 앨범을 만들기 위한 곡 수집은 늘 하는 일이기 때문에 예전에 사놨던 비트들과 중간에 다른 친구들한테 받아놨던 비트들이 있었다. 어쨌든, 당시에 나는 이 친구의 능력을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에 ‘하는 거 좋다. 그런데, 네가 전곡을 다 쓰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이 곡을 가지고 오면 네가 다시 한번 손을 보는 쪽으로 하자’라고 말했는데, 진행하다 보니까 이 친구 걸로만 가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더라.



힙플 : 1MC 1PROD 조합은 처음이지 않나. 작업 과정이 보통과는 좀 달랐을 것 같다.

제 : 맞다. 앨범 전체를 내가 만든 비트로만 한적은 있어도 프로듀서 한 명과 붙어서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작업 과정은 보통 내가 이 친구한테 어떤 느낌을 요구하면 이 친구가 열심히 만들어서 보내고, 다시 내가 까는 식이었다. (웃음) 정말 많은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작업했다.

험 : 엄청났지..

제 : (웃음) 그야말로 감정노동.. 이 친구가 정말 감정노동을 많이 했다. 왜냐면 나는 작업할 때 방해 받지 않는, 독립적인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타입이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시간을 보장해주려고 하는 편이다. 그 자리에서 같이 뚝딱 만들어내는 건 내 체질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이 친구가 나름대로 그림을 만들어 오면,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그걸 조금씩 쌓아 올리는 과정들이 있었다. 특히 어떤 곡들은 그런 과정들이 정말 많았지..

험 : 그건.. 정말 힘든 곡이었다. (웃음)

제 : 그러니까 ‘Louder’나 ‘축지법’, ‘No Role Models’ 3곡은 이 친구가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친구가 원래 하던 스타일의 곡도 아니었고, 내가 요구하는 바가 좀 많았거든 (웃음) 하지만, 어떤 곡들은 정말 처음 형태 그대로 나온 것들이 있다.



힙플 : 어떤 곡들인가?

제 : ‘#MicTwitter’ 같은 경우는 처음에 보내준 게 정말 좋아서 아주 약간의 디벨롭만 더해서 갔다.

험 : 내가 처음 만들어놓은 비트의 형태와 구성을 가장 많이 유지한 곡은 ‘기립박수’랑 ‘No More Heroes’다.



힙플 : 여담이지만, ‘No More Heroes’ 같은 경우는 처음 피아노반주에서 ‘Everest’가 떠올랐다.

험 : 의도한 건 전혀 없지만, 직접 연주를 하다 보니 청자 입장에서는 비슷한 느낌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고 본다.



힙플 : 작업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없나?

제 : (웃음) 너 파일 날릴 뻔했잖아

험 : 아, 믹스 전날에 ‘Life Changes’ 파일을 통째로 날려버릴 뻔했다. 다행히 복구하기는 했는데, 6시간 동안 사경을 헤맸었던..

제 : (웃음) 자고 있어나서 문자를 보는데 험버트가 제 정신이 아니더라. 그래서 문자를 쭉 내려보는데. ‘아 해결됐습니다’ (웃음) 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다.

험 : 다행히 백업이..



힙플 : 좋은 곡 안 날려서 다행이다. (웃음)

제 : 곡 별로 내가 개입한정도가 많이 다른데, ‘Life Changes’의 경우는 특히 이 친구가 욕심을 많이 낸 곡이었다. 편곡된 버전이, 스케치 버전과 느낌이 좀 다르고 낯설어서 원래대로 바꿔보려고 했었는데, 이 친구 의지가 강하더라. 결국에는 이 친구의 뜻대로 갔고 정말 완성도가 높아졌다. 그런데, 그게 날라갈 뻔한 거지 (웃음)





힙플 : 한 명의 프로듀서가 도맡은 앨범이어서인지 공통된 무드 안에 트랙들이 응집해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앨범의 색깔이나 방향을 잡는 데에는 어떤 논의들이 있었나?

제 : 이 친구는 앨범의 전체 색깔을 잡고 가길 원했지만, 내가 작업하는 방식은 그게 아니었다. 프로듀서에게 곡을 받고 내가 마무리를 짓거나, 혹은 내가 곡을 주문하면 프로듀서가 그에 맞춘 곡을 쓰는 형태로 늘 모음집 같은 앨범을 만들어 왔기 때문에, 사실 이번 작업도 내 입장에선 그렇게 진행됐다. 그렇지만 한 명이 도맡다 보니 유지되는 일관성은 있었던 것 같다.

험 : 사운드적인 부분이나 편곡적인 부분을 모두 내가 하다 보니 내 딴에는 ‘이거 너무 다르지 않나’라고 느끼는 부분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관적인 무드로 느껴지게 만드는 것들이 있더라

제 : 이 친구가 전적으로 사운드를 책임지다 보니까, 사운드적인 유기성에 대해서 굉장히 날카롭게 보는 부분이 있었다. 그만큼 트랙과 트랙 사이 유기성에 관한 고민들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또 내 입장에서 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보니까, 서사의 흐름을 생각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런 조율이 막판에는 좀 쉽지는 않았던 것 같다.

험 : 그 조율만 약 일주일을 했다.



힙플 : 특히 험버트의 경우는 악기 연주를 직접하는 프로듀서지 않나. 음악적인 역량의 배경이 궁금하다.

험 : 작곡을 전공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악기들을 다룰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음악을 시작했다. 그래서 일반적인 비트메이커분들과는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른 것 같다. 다른 비트메이커분들이 비트로서 접근을 한다고 치면 나는 작곡가적인 의도로 접근을 하는 부분이 크다. 그래서 항상 곡을 만들 때 주제가 있어야 하고, 주제에 따른 영감을 찾는 편이다.

제 : 그런 측면에서 재미있었던 곡 중에 하나가 ‘축지법’이었다. 일단 비트가 신기하지 않나, 그것은 내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내용도 알려주지 않은 채 그저 ‘축지법’이라는 제목으로 가사를 쓸 거고, 비트를 만들어봐 달라고 했을 뿐. 그런데 이런 신기한 비트를 만들어 오더라. 뭐랄까, 상상력을 확장해가는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힙플 : 그 비트를 처음 받았을 때 당황하진 않았나? (웃음)

제 : 아니, 너무 좋았다. 얘가 엄청난걸 만들어냈구나 싶었지. 물론, 그 비트의 느낌이 후반 작업에 조금 바뀌어서 지금의 형태가 됐지만, 어쨌든 되게 놀라웠다.



힙플 : 그 비트의 완급은 애초에 초안이었나?

제 : 맞다. BPM이 빨라졌다 느려졌다 하는 건, 애초에 그런 컨셉이었다. 그러니까 축지법이라는 단어에서 그걸 상상해낸 거지. 음악적으로 아주 훌륭한 프로듀서다.

험 : 이걸 또 잘 살려주시다니..



힙플 : 물론 굉장히 참신했지만, 한편으로 ‘리믹스는 틀렸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웃음)

제 : (웃음) 그건 그렇네



힙플 : 앨범의 내용에 관한 이야기에 앞서 앨범 제목을 감정노동이라고 지은 의도가 있나?

제 : 처음에 붙였던 제목은 ‘Life Changes’였다. 이제까지 거의 매년 한 두 개씩 앨범을 계속 내오다 작년 한 해를 쉬었는데, 작년에 결혼을 하고 결혼 전후로 내 삶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리고 그 시기 즈음 그런 이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이 변해가고 있는 과정과 흐름들. 그 만큼 세상 모든 사람들의 삶도 조금씩 변하고 있을 테니까 그런 것들을 소재 삼은 가사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근데 앞에서도 말했듯 앨범전체의 각을 잡고 한 작업이 아니다 보니 그때 그때 떠오르는 감정들과 이야기들을 썼는데, 만들다 보니 ‘Life Changes’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것들이 아니더라

그래서 ‘콜센터’라는 곡을 대표곡으로 두고 다른 제목을 생각해봤다. 나는 모든 노동자가 감정노동자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도, 한 명의 음악 노동자이기 때문에 내 나름의 감정노동을 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측면으로 생각하니 앨범 전체의 줄기가 잡히는 것 같았다. 내가 씬의 일원으로서 하고 있는 감정노동, 다른 플레이어들을 바라보면서 하게 되는 감정노동, 그리고 그것들을 바라볼 때 내가 표정관리를 어디까지 해야 되는지에 대한. 뭐 이런 것들이 앨범의 주된 정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힙플 : 앨범 소개에 지난 일년 여 동안의 표정관리를 해야 했던 순간들, 그때의 감정을 담았다고 했다. 구체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을까?

제 : 쇼미더머니지.. 쇼미더머니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감정노동의 장이었다. 이 앨범의 주된 소재와 테마 중의 하나가 안티-쇼미더머니 아니겠나. (웃음) 그러니까 쇼미더머니가 구리다는 걸 알면서도 나가서 정신승리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 그리고 거기에서 몰락하는 영웅들.
나는 쇼미더머니에 나왔던 모든 사람을 다 싫어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바스코형 같은 경우는 그걸 계기로 훨씬 더 멋있어졌다고 생각을 한다. 단지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느낌과 그것을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이 대체로 멋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를 계속 꺼내는 건데, 사실 한번 더 생각해보면 다 동료들이고 함께 음악 했던 사람들이고 아는 사람들이란 말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건 대놓고 까기도 뭐하고.. 그렇다고 묻어두자니 내 성격과 음악인으로서의 자의식이 감당을 못하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선을 지키는데 스트레스를 정말 많이 받았다. 신경 안 쓰면 안 쓸 수도 있을 텐데도 난 유난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다.



힙플 : 그런 동료 뮤지션들을 대할 때 어떤 고충이 있나?

제 : 나는 집밖에 잘 안 나간다. 사람들하고 연락을 자주 하는 편도 아니고. 그래서 면대 면으로 그럴 일은 거의 없긴 했지만, 그래도 어떻게 연락이 닿게 되면 스스로 껄끄러운 게 있었다. 아마 내가 이 앨범을 낸 후로 그와 관련된 분들이 날 본다면 그쪽도 비슷하지 않을까.



힙플 : ‘이제는 끝물이다’라고 쇼미더머니의 향방을 예측하던 게 계속 이어져오고 있고 올해만 해도 참가자들이 최대 수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제리케이 입장에서는 뭔가 허탈했을 것 같다.

제 : 그 허탈함도 이번 앨범의 주된 정서중의 하나다.



힙플 : 쇼미더머니는 앞으로도 계속될까?

제 : 나는 더 갈 거라고 본다. 많은 사람들이 금방 단물이 빠질 거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럴 것 같지 않다. 왜냐면 그곳에 목매고 있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엠넷이라는 방송사는 그런 사람들이 일정 수준이상으로 존재하는 한 그걸 계속 끌고 갈만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충분히 더 갈 거라고 본다. 그리고 나 같은 사람들은 그와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점점 더 고립될 수도 있겠지.



힙플 : 물론 여전히 고용 불안정이나 사회약자 혐오와 같은 사회적 이슈들을 앨범 곳곳에서 다루고 있지만, 전작과 비교해 이번 앨범은 제리케이의 시선이 다시 힙합씬으로 이동한 것처럼 보인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제 : 특별한 계기가 있다고는 지금까지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물어봐서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스눕독 사건이 계기가 아니었나 싶다.



힙플 : 그 사건을 어떻게 봤나?

제 : 그 사건이 계기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단지 그 모습이 구리고 쪽 팔리고 역겹고 그래서가 아니다. 나는 방송 전에, 그런 상황이 연출됐다는 얘기를 미리 들었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아주 엉망진창이 됐고, 망했다라는 얘기를 먼저 들은 거다. 그래서 난, 쇼미더머니4가 승승장구를 하다가도 그 장면이 방송되는 순간 이 씬의 플레이어들 모두가 등을 돌리고 가운데 손가락을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사건이 터진 당일 날 나는 특히나 가운데 손가락을 굉장히 높이 들었지. (웃음) 정말 높이, 있는 힘껏 들었다. 그런데 둘러보니 그렇게 들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더라. 그러니까 그걸 비웃거나 하는 정도의 반응은 있었고, 물론 화내신 분들도 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정반대로 오히려 팬들이 화를 더 많이 내고, 플레이어들은 묵묵부답인 느낌이었다. 그 갭에서 온 충격이 굉장히 컸다. 그리고 실망도 많이 했지. ‘다들 이 정도까지 이걸 받아들일 생각으로 살고 있구나’ 뭐 이런 느낌이었는데, 그래서 더 날카로워지지 않았나 싶다.



힙플 : 험버트는 어땠나?

험 : 본인들에 대한 리스펙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쇼미더머니를 보고 있으면 항상 반복된다. 우리 모두가 위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다들 먹고 살기 힘드니까 그러겠지’ 하면서 이해를 하다가도 이번에는 또 누가 나가서 똥을 쌌다 하는 얘기를 들으면 또 화가 나고. 이런 감정의 반복인 것 같다. 아직까지도.



힙플 : 어쨌든, 제리케이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더 강경해져 가는 것 같다. 씬 안의 동료들에 대한 불신을 직접적으로 드러낼 정도로 말이다.

제 : 뭐랄까, ‘예능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냐’는 그런 논리가 있다. 근데 엠넷이 프로그램을 풀어내놓는 방식이 예능일 뿐, 실제로 그들은 이 프로그램의 기획을 예능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나가는 사람들조차 쇼미더머니를 예능이라고 생각하며 나간다고 보지 않는다. 진짜 목숨 걸고 하지 않나. 때로는 울기도 하고, 몸싸움까지 하면서 하는걸 보면 말이다. 스눕독 사건 당시에 마이크로닷이 ‘와 이거 진짜 재밌다’라는 스탠스를 취했다고 들었는데, 난 그게 오히려 쿨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예능으로 나갔다면 그렇게 했어야 되는 거 아닌가? 하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이건 구리지만 예능이니까’라고 말하는 건 정말 자기비하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엠넷 측에서는 프로그램에 대한 인터뷰를 할 때마다 ‘힙합 대중화’라는 키워드를 늘 꺼내며 음악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나. 그걸 그저 예능으로만 보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니까 실상은 모두가 쇼미더머니를 음악프로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걸 구리게 만들고 있고, 그것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 밖에 안 되는 거다.

험 : 안쓰러운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 가끔은 거기에 나가는 사람들 역시 피해자라는 생각을 하거든. 거대자본이 만들어놓은 룰이 있고, 그걸 거부하기가 너무 힘들어진 상황이다. 그 와중에 제리케이형이 하고 있는 싸움은 지는 게 예정되어있는 싸움이다. 하지만, 질 걸 안다고 해도 누군가는 해야 되지 않나

제 : 나는 ‘누군가 해야 되니까’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그런 오만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그냥 내가 못 받아들이니까 하는, 훨씬 개인적인 차원의 문제이다.



힙플 : 말했듯이 대다수의 랩퍼들이 룰 밖의 뭔가를 찾을 수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 ‘앞으로는 그 룰 밖의 뭔가를 찾을 수 있을까’하는 막막함이 있다. 제리케이의 생각은 어떤가?

제 : 물론, 쇼미더머니가 등용문 혹은 입신양명이란 기회의 관점으로 볼 때는 굉장히 매혹적인 선택지라는 건 인정한다. 그곳에 나가면 많은 사람들한테 알려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까. 그리고 만약 내가 랩을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사람이었다면 나 역시도 혹 했을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나도 ‘이거 진짜 나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나? 정말 나가야 되나?’ 라는 고민을 했던 적도 있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가운데 손가락을 높이 들겠다고 결정한 건, 내가 블랙넛 관련 코멘터리에서도 말했듯이 떳떳함이라는 나의 기준에 전혀 맞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나는 힙합의 코어에 있는 정서는 떳떳함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입장이라면 정말 나 스스로를 속여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느꼈다.



힙플 : 또 한편으로는 그곳에서 부담 없이 모양새 구기지 않는 프로듀서라는 역할도 있다. 만약에 제안이 들어온다면,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거기서 뭔가를 챙길 수 있다면 어떨 것 같나?

제 : 프로듀서 제안이 온다고 해도 당연히 하지 않을 거다. ‘Life Changes’ 가사에서 ‘세계는 흑과 백이 아니지’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요즘 내 판단 체계가 그렇다. 맘에 드는 부분과 맘에 안 드는 부분이 늘 공존하고, 그 무게를 비교해서 따져봐야 어떤 판단이 선다. 그런 측면에서, 거기에 나가는 프로듀서들에 대한 감정은 진짜 반반이다. 어쨌든 그걸 통해서 얻어가는 게 있다는 건 당연히 인정하고, 또 그런 계산이 꼭 나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프로페셔널 뮤지션으로서는 충분히 선택 가능하기도 하고. 그러니까 시작하는 사람들이 쇼미더머니를 유혹적인 선택지로 여기듯이 베테랑들이 쇼미더머니 프로듀서를 유혹적인 선택지로 여기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렇게 이해가 가는 게 절반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결국 그 시스템을 더 공고하게 만드는 역할을 그들 스스로가 하고 있지 않나 싶은 마음이다.



힙플 : 도의적인 측면인 건가?

제 : 말하자면 그렇다. 하지만, 그들에게 책임을 묻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책임이라고 하려면 그들에게 어떤 사명감을 바라는 건데, 나는 그들에게 사명감을 바랄 생각이 없거든. 그냥 스스로 떳떳하다면 오케이다. 하지만, 행여나 떳떳하지 못하다면 좀 쪽팔려 했으면 좋겠다. 그냥 그 정도다. 차마 ‘너네가 이 시스템에 일조하고 있어! 너네 진짜 그러면 안돼’ 라고는 말 못하겠다.



힙플 : 여전히 어렵고 진 빠지는 주제다 (웃음)

제 : 이런 고민을 내내 했으니, 얼마나 감정노동이 심했겠나 (웃음)



힙플 : 이 얘기는 하면 할수록 수렁이니 그만하도록 하자

제 : 정치랑 종교, 쇼미더머니는 늘 그렇다. 근데 난 그 중 두 가지 얘기를 많이 하니 참 피곤한 사람이다. (전원웃음)





힙플 : 다시 앨범 이야기로 돌아와서 처음에 의도한 트랙순서는 지금과는 달랐던 걸로 안다. 일주일을 고민한 트랙리스트라고 했는데 (웃음) 어떤 과정이 있었나?

제 : 가장 큰 차이점은, ‘No More Heroes’가 첫 트랙으로, 앨범 전체의 인트로처럼 피아노반주가 나오고 씬에 대한 환멸을 푼 뒤에 ‘No Role Models’가 나오는 구성이었다. 나는 아직 두 곡의 제목이 헷갈리기도 한다. (웃음)

험 : 두 곡의 가사도 중첩되지 않나

제 : 맞다. 의도가 이어지는 곡들이니. 그런데 제작사 스톤쉽과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 처음 두 곡이 굉장히 길고, 피아노로 시작하는 구성이 너무 클리셰 같다는 의견이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쓰는 사람으로서, 그러니까 창작자의 입장으로 접근한다면, 스톤쉽은 듣는 이의 입장으로 접근을 하기 때문에 첫 트랙에서 임팩트를 강하게 주고, 텐션을 유지한 채 끌고 가야 중반 이후까지 사람들이 플레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해주더라. 지금의 트랙배치는 그런 측면을 고려한 결과다. 앨범을 들을 때 두 번 이상 꼭 순서대로 들어달라고 한 건, 원래 의도대로 ‘No More Heroes’와 ‘No Role Models’가 이어지는 느낌을 사람들이 알아주길 바래서였다.



힙플 : ‘No Role Models’의 경우는 의외의 피쳐링인 루피(Loopy)와 나플라(Nafla)가 참여했다. 신혼여행 중에 만나서 섭외를 한 걸로 안다.

제 : 내가 5월 30일날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LA로 간 건 7월이었다. 신혼여행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뻔한 그림들이 있지 않나? 나는 그게 별로 땡기지 않았다.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게 없을까 고민을 많이 하던 중에 7월에 LA에서 열리는 제이콜(J Cole)의 공연을 발견하게 된 거지. (웃음) 제이콜의 ‘Forest Hills Drive Tour’였는데 메인이 제이콜이고 그 앞에 게스트가 빅션(Big Sean), 제러마이(Jeremih), 와이지(YG)였다. 이정도면 사실 볼만한 공연 아닌가. 와이프는 힙합을 막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데,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있는 심슨 스프링 필드와 미니언즈 등을 어필해서 설득했다. (웃음) 그리고 그때쯤이 루피랑 나플라가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게 한국에 알려질 때였던 것 같다. 나도 그들을 굉장히 멋있게 보고 있었기 때문에 힙합엘이의 네잇독(Nate Dogg)님을 통해 미팅 오퍼를 보냈다. LA 맛집 추천도 같이 부탁 드렸는데, 진짜 종류별로 너무 잘 알려줘서.. 심지어 LA에 있는 한인식당까지 알려주시더라. 거긴 갈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웃음)

아무튼, 그들과는 한인타운의 ‘노란집’이라는 카페에서 만났다. 2000년대 초반의 대학로 카페 같은 느낌의 장소였는데, LA의 한인타운이 약간 과거 한국의 느낌이 있더라. 거기에 앉아 음료수와 고구마 맛탕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 사실 피쳐링을 부탁하러 간 건 아니었고, 그냥 만나보고 싶었다. 그렇게 만나서 2~3시간 정도? 굉장히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그 친구들이 한국의 시장상황을 물어보기도 하고, 음원시스템에 대한 얘기들, 쇼미더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러고 나니까 유대감 같은 것도 쌓이고, 루피가 다음 날도 보자고 했는데 신혼여행 중이니 차마 그러진 못했지. 아무튼 한국에 돌아와서 준비하고 있는 곡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고, 그렇게 작업을 하게 됐다. 하고 나니 굉장히 얘기가 긴 것 같네. (웃음)



힙플 : (웃음) 제이콜의 공연은 어땠나?

제 : 나는 제이콜의 ‘Forest Hills Drive 2015’ 앨범은 프로덕션이 좀 아쉽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는데 그걸 밴드 셋으로 풀어내니까 정말 너무 멋있었다.



힙플 : 게스트들의 공연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제 : 제러마이가 잘하는 아티스트이긴 하지만, 그냥 멋있는 수준의 공연이었다면, 와이지는 웨스트코스트의 아이콘 중 하나이다 보니 정말 사람들의 열기가 느껴졌다. 빅션은 무대 세팅을 한참이나 하더라. 그 공연은 한 명의 공연이 끝나면 그 다음 뮤지션이 무대 세팅을 한참 하고, 그 동안 사람들은 나가서 밥도 먹고 티셔츠도 사고 한 뒤에 다시 공연을 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아무튼 빅션은 너무 오래 세팅을 했다. 근데 그만큼, 자기 콘서트에서 하는 무대장치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 나는 몇 년 전 빅션을 맨 처음 봤을 때 라이브 정말 못한다고 느꼈었는데, 퍼포먼스도 좋고 너무 멋있었다.


힙플 : 그 투어는 앨범으로도 나온 공연이니 엄청났을 것 같다.

제 : 맞다. 그 앨범 자켓의 지붕을 무대 세트로 만들어 놨었는데, 상대적으로 빅션이 세트를 너무 멋있는 걸 가져와서, 당시에는 사실 좀 초라해 보이긴 했다. (웃음) 그렇지만, 뒤에 깔리는 배경화면과 무대장치의 하모니가 굉장히 좋았고, 제이콜이 워낙 라이브 자체를 잘하기 때문에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진짜 멋있었던 장면이 뭐냐면, 공연 중 제이콜이 혼자 한참을 떠드는 시간이 있는데, 그 내용이 정말 인상깊었다.

‘요즘도 트위터 등으로 믹스테잎 데모를 보내오는 신인들이 있지만, 들어보면 전부 구리다. 하지만, 나 역시도 그런 때가 있었다. 온갖 음악 회사 관계자들한테 데모를 보내던 때가 있었고, 항상 까였었다. 근데, 지금은 이 말도 안 되는 “big-fuckin-screen” 앞에서 공연하고 있고, 제이지가 내 보스다. 정말 먼 길을 왔다. 내가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준 그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때 노래들을 들려주겠다’ 이런 말을 하면서 첫 믹스테잎의 곡들을 메들리로 하는데 소름이 돋았다.



힙플 : 딥플로우가 작두를 만들면서 넉살의 가사를 세 번이나 다시 쓰게끔 했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나플라와 루피가 요즘 가장 핫한 루키다 보니 소속사 사장으로서 슬릭과 던말릭을 참여시킬 때 비슷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제 : 나는 그런 건 잘 안 한다. 그냥 그 사람의 해석이니까. 글쎄, 작두에서는 딥플로우가 작정하고 넉살을 어떤 모습으로 보여줘야겠다는 게 있어서 그랬다고 들었다. 물론 나도 소속사 사장으로서 앨범을 제작할 때는 그런 부분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리코의 첫 앨범이 완전 슬로우잼으로 나온 건, 첫 앨범만큼은 리코의 색깔을 분명하고 굵게 보여줬으면 한다는 나의 요구가 있어서였다. 그런 식의 디렉팅은 하지만, 랩 가사나 피쳐링에 있어서는 별로 터치를 안 하는 편이다. 내가 앨범을 작업 하면서 터치를 한 건 오직 험버트 뿐이다. (웃음)





힙플 : ‘#MicTwitter’ 얘기를 해보자. 마침 3일 후가 트위터 10주년이다. 혹시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든 곡인가?

제 : 전혀 아니다. 내가 트위터를 처음 시작할 때가 2009년쯤이었던 것 같은데, 나는 여태까지 그때 즈음에 트위터가 생긴 걸로 알고 있었다. 근데 10주년의 기준이 트위터 창립자가 트위터에 첫 트윗을 날린 날로부터 계산된 거더라. 그러니까 대중들이 쓰기 시작한 건 아직 10년이 안된 거다. 그래서 당연히 그걸 염두에 뒀던 건 아니었다.



힙플 : 이번에 트위터에서 10주년을 기념하며 선정한 트위터리언 3인 중, 한 명으로 뽑힌 걸로 안다.

제 : ‘#MicTwitter’를 올리면서 #트위터미담 이라는 해시태그를 썼었는데, 마침 트위터에서 10주년 기념으로 그런 미담을 모집하고 있더라. 난 몰랐는데 그걸 모집하던 분이 우연찮게 내걸 보고 트위터를 잘 사용한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날 선정해주었다.



힙플 : 7년차 트위터 유저로서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나? (웃음)

제 : 전혀. (웃음) ‘#MicTwitter’는 모든 벌스가 140자 이하로 이루어진 컨셉이고, 이 컨셉을 처음 생각했던 건 처음 트위터를 시작할 때였다. 2009년 즈음. 당시에 소울컴퍼니 안에서도 ‘이런걸 해보면 어때?’라고 얘기를 한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냥 묻혔었다. (웃음) 어쨌든 곡 안에서 트위터 컨셉에 맞춰서 트잉여 인증도하고, 트위터 찬양도 하고 했는데, 스톤쉽에서 일하는 희정이라는 친구가 ‘트위터 코리아에 아는 분 있는데 한번 엮어볼까요?’라고 하더라. 하지만 난 ‘2절에 대통령 얘기가 나와서… 안될 거야’라고 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트위터 코리아에서 먼저 나한테 연락이 온 거다. 성공한 트잉여다 (웃음)



힙플 : 험버트가 말한 빨리 작업된 곡 중에 ‘#MicTwitter’도 있는데 작업은 어땠나?

험 : 이 곡은 제리케이형 머릿속에 이미 어느 정도 그림이 다 그려져 있던 곡이었다. 심지어 나한테 처음 스케치를 보내줬을 때는 드럼이 있는 비트를 보내주면서 ‘이 리듬대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까지 했었다. 그래서 그걸 기반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까 빨리 빨리 됐던 것 같은데, 그때 형이 주셨던 아이디어 중에는 새소리를 넣었으면 좋겠다는 주문도 있었다.

제 : 정확히 새소리 같은 전자음을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뭐 그런 얘기를 했었지. 근데 지금은 아마 새소리는 없을 거다.



힙플 : 조금 전 말했듯이 대통령 저격을 했는데, 일명 ‘ㄹ혜체’라고 하는 대통령의 화법을 사용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제 : 이건 140자 이내로 써야 되기 때문에, 트위터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의 화법을 알고 있지 않으면 아마 그런 느낌으로 나오기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나는 그걸 워낙 오래 해왔으니까 나한테는 체화 되어있던 화법이었다.

험 : 나는 사실 이해하기가 너무 힘들 때가 있었다. 트윗 개그는 익숙하지 않아서.. (웃음)



힙플 : 트위터 이용률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웃음)

제 : 안 그래도 뮤직비디오를 올릴 때 해시태그로 #트위터야죽지마 라고 달아 올렸었다. 트위터 서버가 한번씩 멈출 때도 있고, 트위터 임원들이 대거 사직한다는 그런 소식도 들려오고. 그래서 ‘진짜 트위터 망하는 거 아니야?’ 하면서 걱정이 될 때도 있었는데, 지금 계속해서 줄어가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없어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굉장히 강력한 이용 층이 있거든.



힙플 : 칸예웨스트 (전원웃음)

제 : (웃음) 맞다. 그리고 한국 트위터만 두고 봐도, 지금 트위터는 정치적이거나 혹은 사회적인 이슈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한 축으로 트위터를 지탱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축은 각종 덕후들인데, 그 두 축이 강력하게 트위터를 버티고 있어서 딱히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웃음)





힙플 : 이 곡 후반부 가사를 보면 ‘이 씬의 유일한 독립변수’라는 구절이 나온다. 부연설명해줄 수 있나?

제 : 그것도 쇼미더머니에 대한 반감에서 나온 가사인데, 한 마디로 축지법에서 얘기하는 ‘자격’을 갖췄고, ‘거의 유일하게 저격할 수 있는 사람이 나다’라는 그런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독립변수의 반대말이 종속변수지 않나. 나는 상대적으로 그런 류의 시스템에 종속이 덜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사니까



힙플 : ‘Studio Gangstas’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시의 한국의 힙합씬과 퍼거슨 사태 때의 미국 힙합씬을 비교했다. 두 씬이 어떻게 다르고, 왜 다르다고 생각하나?

제 : 퍼거슨 사건을 비롯해 연이은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인권문제가 불거졌었다. 미국 랩퍼들은 흑인으로서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태어나고, 그걸 계속해서 리마인드 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나는데, 때문에 퍼거슨 사건과 ‘Black Lives Matter’ 운동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그들이 그 이슈를 완전히 자기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흑인들은 흑인인권에 대한 문제를 자기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곳에 다같이 모여서 시위도 하고 추모 곡도 같이 낼 수 있다는 거다.
그런데, 세월호 이후의 한국사회에는, 피해자들을 타자화하고 고립시키려는 언론의 흐름이 있었다. 그 언론의 흐름은 정치권에서부터 나왔고, 사람들은 그렇게 분리되어가는 과정을 겪었는데, 아마 랩퍼들도 똑같았을 거다.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자기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지. 하지만 이건 분명히 내 일일 수도 있다는 거다. 그렇지 않나? 그 배에 내가 탔을 수도 있는 거고, 내가 타고 가던 지하철이 그렇게 됐을 수도 있는 건데, 분명히 자기의 일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조차 뭔가 겁나서 말을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심지어 자기일로 느끼지 못하는 것도 좀 짜증이 났고, 자기 일로 느끼고 있으면서도 어떤 발언을 했을 때 그걸 받아들이는 팬이나 대중의 시선이 겁나거나 혹은 그걸 컨트롤하는 회사가 무섭거나 하는 이유로 발언을 아끼는 게 한심해 보였다.



힙플 : 이런 식의 생각들이 있다. ‘똑같은 감정을 느꼈어도 발언하지 않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달라’ 라는. 그들은 이런 식의 문제제기가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 받는다고 말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제 : 당연히 그 사람들의 자유고, 나는 그 자유를 침해한적이 없다. 단지, 나는 나의 표현의 자유로 그들을 ‘비겁하다’라고 비판한 것뿐이다. 그 비판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반박하면 된다. 가치 없다고 생각하면 무시해도 되는 거고. 표현의 자유는 비판 받지 않을 자유가 절대로 아니다.
어쨌든 내 생각은 이렇다. 힙합 음악을 하고 있고, 힙합을 어떤 도구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자기가 느낀 부조리함이나 강력한 감정에 있어서는 다른 허들이 있어도 뛰어 넘어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힙플 : ‘기립박수’의 경우는 공연장에서 관객들과의 호흡이 기대가 되는 음악이다. 자찬을 하게 된 이유랄까?

제 : 마냥 자찬이라고 하기에는 벌스들이 자조적이다. 이 곡은 애초에 훅을 먼저 썼는데, 그땐 이 곡의 가사가 이런 식으로 나올지 나도 몰랐다. 박수를 계속 유도하는 훅이기 때문에 벌스에서도 노는 분위기로 갈까 했었는데, 그때 나의 정서가 도저히 그런 상태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잡을까를 고민하다 보니, ‘다같이 나에게 박수를 보내 줘’가 아니라 나한테 내 스스로가 박수를 쳐줘야겠구나 싶었다. 나는 그럴만한 삶을 살아왔고,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얘기를 풀어냈고, 이런 가사가 나오게 됐다.

험 : 내가 본 제리케이는 무의미하고, 심증뿐인 가사는 쓸 수 없는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도 그런 부분이고.



힙플 : ‘기립박수’는 앨범에 있는 트랙 중 유일하게 드럼과 기타세션을 받은 곡으로 알고 있다.

제 : 이 곡 외에도 험버트가 직접 연주한 기타는 여러 곡에 들어가 있는데, 이 곡 같은 경우는 이 친구가 원래 스케치 해놨던 곡의 신스 코드웍만 그대로 가고, 세션을 받은 경우다.

험 : 그 곡은 2012년 즈음? 좀 옛날에 작업해놓은 곡이었기 때문에 요즘에 들었을 때는 그 시절의 방식이 촌스러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결국에는 밴드형식으로 풀어내게 됐다.

제 : 나도 루츠(The Roots)를 워낙 좋아하기 때문에 그런 방향은 언제든 환영이었지만, 사실 처음 드럼 녹음을 받았을 때는 ‘어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럼을 치는 친구가 잘 쳐주기는 했는데, 다른 트랙들과 붙었을 때 힙합 트랙의 느낌과 무드를 유지하면서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런데, 워낙 출중한 프로듀서와 출중한 엔지니어가 붙으니까 사운드를 잘 살려주더라. 굉장히 만족스럽게 나온 트랙 중 하나다.



힙플 : 가사 구절 중, 백 몇 곡이 넘지만 여전히 ‘화창한 봄날에’나 ‘둘만 아는 말투’ ‘You're Not a Lady’ 같은 곡들이 나의 paycheck 이라는 구절이 있다. 그런데, 이번 앨범에는 사랑노래가 전혀 없지 않나.

제 : 우효 씨가 있기 때문에.. (웃음) 그리고, 그게 뭐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것 같지도 않더라. 사랑노래가 아무래도 인기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나는 쇼미더머니가 끼친 수많은 악영향 중에 그래도 긍정적인 건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뭐랄까, 기존의 가요힙합이 아닌 곡들도 대중들이 친숙하게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 그건 쇼미더머니가 가져온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영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그전에 사랑노래를 넣었던 건 그때 그 얘기를 하고 싶어서 했던 거였다. 지금은 결혼을 했고, 안정된 삶을 기반에 깔고 나서 보니까 그 외에 것들이 더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힙플 : 유일한 페이첵이 될만한 음악들의 경우에는 대중들이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지만, 정치적 색깔이 짙은 음악들은 일부 리스너들은 불편해 하는 경우가 많다.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제 : 나도 그런 걸 가끔 본다. 이번에도 ‘#MicTwitter’랑 ‘콜센터’가 처음 나왔을 때, 트위터에서는 굉장히 화제가 많이 됐었는데,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뭔가 피드백들이 많이 오더라고. ‘아 제리케이 사랑노래밖에 몰랐는데, 이런 것도 있었네’ 라는 반응들. 그전에도 꾸준히 봐왔었다. ‘제리케이 노래 중에 ‘화창한 봄날에’가 제일 좋아’ 뭐 이런 반응들. 지금의 나는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지만, 뭐 어쩌겠나? 그분들이 좋아하는걸 들어주시면 되는 거지. 그게 싫지는 않다. 그리고, 내가 좌리케이라고까지 불리는 상황에서는 그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진 여러 면을 보여줄 수 있는 거니까.



힙플 : ‘UH! TV’에 출연했을 때 녹취를 스킷으로 넣었다. 거기에서 ‘최후의 선’에 대한 얘기를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있을까?

제 : 그건 어떤 맥락이었냐 하면, 논쟁에 관한 얘기였다. 그 앞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표현의 자유라는 건 어떤 말을 했을 때, 반박 받지 않을 자유가 아니라, 어떤 말을 했을 때 비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그 비판을 받아들이거나 반박하거나 무시하거나 중에 선택할 수 있는 자유라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로운 사회에서는, 그리고 민주적인 사회에서는 논쟁이 필연적으로 있을 수 밖에 없는데, 때로는 논쟁이 격화될 수도 있고 그것 때문에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표현의 자유와 격한 논쟁의 모든 것을 긍정하더라도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는 이야기였다. 말하자면 앞에서 대화하고 있는 사람의 인간성자체를 무시하면 안 된다는 거지. 그 스킷 뒤에 ‘Louder’와 ‘You’re Not a Man’, ‘콜센터’가 쭉 이어지는데, 나는 자유로운 논쟁이 있었으면 좋겠지만, 그 안에서 소수자나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를 무시하지 말아야만 좀 더 좋은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믿고 있기에, 그 스킷과 곡들을 이어지는 흐름으로 배치한 것이다.





힙플 : ‘You’re Not a Man’의 맨박스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어떤 계기로 이 곡을 쓰게 됐나?

제 : 일단, 트위터에서 주워들은 게 많았다. (웃음) ‘You’re Not a Lady’가 내가 냈던 곡들 중에서는손꼽힐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인기를 얻었는데, 트위터에서 여성혐오적인 문화에 대한 지적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할 때 즈음 ‘You’re Not a Lady’도 여혐적이다라는 피드백을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때가 쇼미더머니에서 송민호씨의 산부인과 구절이 문제가 됐던 때라, 내가 예전에 써놨던 가사들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볼 계기가 됐지. 그렇게 생각을 많이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내가 차별적인 시선을 가지고 살아왔다는 걸 느끼게 됐다. 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 공기처럼 스며들어 있어서 나 역시도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왔던 거다. 그런 생각을 할 때 쯤 슬릭이 이 곡의 기반이 된 맨박스에 대한 TED 강의영상을 보여줬다. 그 강의를 보면서 ‘아 이게 내가 고민하던 문제의 실마리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가능하다면 그 TED 강의도 인터뷰 링크로 꼭 첨부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꼭 보길 바란다.



힙플 : 조금 더 얘기를 이어가 보자면 지난해 말 씨잼이 ‘신기루’를 발표했을 때 ‘게이랩퍼’에 대한 구절을 지적했었다. 그 곡이 크게 터져서일지는 몰라도 당시의 피드백 중에 씨잼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그런 식으로 핀트를 잡으면 안 된다는 피드백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제 : 내가 그걸 지적한다고 해서 씨잼의 의도가 퇴색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심지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잘 이해가 안 된다. 나는 씨잼의 신기루가 랩에서부터 가사, 비디오에 출연한 씨잼의 모습까지 완벽했다고 생각하거든. 그 표현만 뺀다면 나도 너무 좋아하고, 멋있었다고 생각하는 곡이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말하자면 서로 물고 빨아주는 랩퍼들을 ‘게이랩퍼’로 비유한 건데, 세계각지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가 되고 있는 마당에 '그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냐’ 라는 거였다. 그리고, 그렇게 표현하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게이의 이미지가 ‘서로 빨아주는 남자들밖에 아닌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건 명백히 차별적인 가사고, 지적할 건 지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내가 그걸 굳이 지적한 것도 ‘신기루’라는 곡이 좋았기 때문이거든. 정말 구린 곡에서 그런 가사가 나왔다면 지적할 필요성도 못 느꼈을 것 같다.



힙플 :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여성혐오는 미국힙합에서도 고질적인 폐단이지만, 한국힙합씬에서는 유독 제리케이 혼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유가 뭘까?

제 : 그건 한국사회의 분위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사회가 워낙 여성차별적이고, OECD 국가 중 유리천장지수가 압도적으로 1위인 데다가, 이런 현상이 자연스러운 문화라고 말할 정도로 뿌리깊게 배어있지 않나. 성소수자들을 죄악시 하는 시선도 일반적이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차별하지 말고 인정해야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비정상으로 보이고, 위축되게 된다.
어쨌든, 난 그건 너무 시대에 뒤쳐졌다고 생각하고 지적을 하지만, 그때마다 자신의 논리성을 찾기 위해 사람들이 가지고 오는 건 ‘힙합은 원래 이래’ 라는 거였다. 하지만 힙합도 사회의 일부이고, 변할 건 변해야 하며, 그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힙플 : 타이틀곡 ‘콜센터’는 우효의 건조한 보컬이 오히려 감정전달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 우효와는 어떻게 함께하게 된 건가?

제 : 개인적으로 우효씨의 음악을 좋아했다. 또, 작년에 되게 핫하지 않았나, 그래서 막연하게 우효씨가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솔직히 ‘안 해주겠지’라는 마음이었다. (웃음) 왜냐면 그 정도로 핫했으면 피쳐링 작업물이 정말 많이 나왔어야 정상이거든. 그래도 시도나 해보자 해서 스톤쉽을 통해 러브콜을 넣었다. 그런데, 의외로 쿨하게 참여하겠다는 반응이 와서 너무 깜짝 놀랐다.
순전히 개인적인 팬심도 있었지만, 말 그대로 보컬을 절절하게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더욱 절실하게 만드는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우효씨는 지금 런던에 계셔서 아직까지 얼굴도 못 뵈었고, 페이스북 메시지 외에 대화도 나누지 못한 상태였다. 그런데, 우효씨 앨범을 모두 엔지니어링하신 고현정 기사님께 믹싱을 하러 갔을 때 말씀을 전해 들어보니, 진짜 피쳐링 러브콜이 많이 들어왔는데, 거의 다 거절하길래 내 것도 거절하겠거니 했는데 우효씨가 먼저 하겠다고 하셨다더라. 넘나 감동인 것. (웃음)

험 : 왜 우리 것만 한다고 했는지 포인트가 나도 되게 궁금한데,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제 : 내가 페이스북 메시지를 나눴을 때의 느낌으로는 이 곡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메시지의 방향, 그리고 그 분이 음악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느낌이 잘 맞아떨어져서 수락한 걸로 알아들었다.



힙플 : ‘콜센터’의 가사 1절과 2절에 공통적으로 어머니세대와 비교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 부분의 의도가 궁금하다.

제 : 이 가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한 문장이었다. ‘과거의 공장에서 여성들이 점하고 있던 사회적 위치를 현재는 콜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대체하고 있다’라는 문장을 어떤 기사에서 봤는데, 그게 나에게 와 닿은 거다. 그런데 실제로 이 곡을 내고 나서 콜센터에서 일하시는 분에게서 ‘왜 콜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못 배우고 일할 곳이 없어서 콜센터에서 일하는 것처럼 묘사를 해놨냐’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이러이러한 의도로 썼지만, 표현을 그렇게 들리게 한 건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고 몇 번 사과를 한 바가 있다.
풀어서 말하자면, 과거에 산업화가 진행되는 와중에는 공장에 일자리가 많이 필요하고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았다. 그래서 이력이 없는 상대적 약자인 여성들도 도시에서 일을 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근데 지금은 학교를 다니면서 스펙을 많이 쌓아도, 그리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해도 남성이든 여성이든, 특히 여성은 더욱 더 취업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절하를 받는 사회로 가고 있다. 열심히 하는데도 사람의 가치가 점점 낮아지는 사회가 됐다는 거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좋은 일자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일상적인 감정노동과 불안정한 고용관계에 신음해야 하는, 삶의 질이 좋지 않은 일자리만 늘어난다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두 사례를 병치 시킬 수 있었다. 엄마 세대들에서 그런 고생이 신체적인 고통과 질병으로 나타났다면, 지금 세대에서는 감정적인 차원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도 첫 번째 벌스에서 서술한 부분을, 좀 더 잘 풀어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힙플 : 뮤직비디오에 알바노조/알바연대, 희망연대노조의 전화번호가 공개되었다. 이런 식의 엔딩을 만든 이유가 있나?

제 : 예전부터 캠페인성 뮤비들이 나올 때마다 ‘이건 음악적인 에네지와 영향력을 사회에 실질적인 액션으로 풀어내는 굉장히 좋은 방법이구나’라고 생각을 해왔었고, 결정적으로 힙플의 ‘5thangs’에도 나왔다시피 레이디가가(Lady GaGa)의 뮤비를 보고 나서 ‘나도 이런 걸 꼭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콜센터’가 다룬 감정노동이라는 주제도, 그 일을 실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뮤비를 보면서 슬퍼하거나 혹은 공감하고 공명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한발 더 나가 직접 손이 갈 수 있고, 움직일 수 있는 길을 제시해주는 게, 내가 가지고 있는 일말의 영향력을 사회를 좀 더 좋게 만드는데 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컨텐츠적인 부분에서 스톤쉽이 육성한 A&R 어시스턴트 친구들이 큰 도움을 줬는데, 이 곡에 공감하지 않는 단체들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그냥 넣을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 친구들이 알바노조와 희망연대노조 쪽에 긴밀하게 컨택을 해서 곡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하고 동의를 얻었고, 그런 식으로 실제 전화번호까지 넣을 수 있었다.





힙플 : 앨범의 제목이 될 뻔했던 ‘Life Change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제 : 앨범 전반에 대한 의논을 하다가, 스톤쉽에서 좀 더 자전적인 곡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줬다.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내가 써온 가사들은 대체로 내 밖의 이야기를 하거나 아니면 내 안의 분노에 접근하는 게 많았지, 내가 내 삶의 고독한 부분을 얘기하는 곡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True Self] 조차도 ‘좀 더 나은 내가 돼야 해’ 라고 푸쉬하는 내용에 가까웠던 것 같고. 그래서 생각해보니, 머리에서 나온 이야기들 말고, 마음 속으로 푹 빠져든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어졌다. 험버트도 몰랐을 텐데, 원래 이 곡 가사의 뼈대는 무반주에 슬램처럼 하려는 기획을 가지고 썼었다.

험 : 정말 헤맸던 게, 이 곡이 유독 형의 추상적인 요구가 많았던 곡이다. ‘이건 너무 남자다운데? 뭐랄까.. 남자답지는 않고 강한 느낌?’ 이런 식의 표현이었다. (웃음)

제 : 처음에 내가 고독함이라는 주제를 던졌을 때, 락사운드 샘플이 들어간 너무 강한 느낌의 곡이 왔다. 그래서 그런 피드백을 줬는데, 그 다음에는 되게 팝한 느낌으로 오더라. 그게 마음에 들어서 가사를 쭉 썼는데, 가녹음 한 걸 보내서 편곡을 맡겼더니 또 다시 전혀 다른 게 왔다. (웃음) 그래서 ‘이전의 그 팝한 느낌이 좋았는데..’ 라고 의견을 조금 피력해봤으나 이 곡은 이 친구의 의지가 강했다. 뭐 지금은 그때 의지를 강하게 표출해줘서 고맙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특이한 사운드가 지금은 갈수록 매혹적으로 느껴지거든.

험 : 나도 이 곡은 피쳐링이 올라오기 전까지는 확신이 80프로 정도 밖에 안됐었다. 근데 후렴을 담당해준 디스이스매너(This Is Manner)형의 목소리를 올리는 순간, 이거는 됐다 싶었지. 정말 건드릴게 없었다.



힙플 : 디스이즈매너와 딥플로우의 참여 배경도 소개 부탁한다.

제 : 딥플로우는 이런 소재로 가사를 쭉 써낸 앨범을 만들어냈고, 이런 가사를 쓴다고 할 때 참여시킬 수 있는 한국의 몇 명 안 되는 랩퍼 중 한 명이다. 그리고, 그 중에 내가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곡을 보냈더니 곡이 너무 좋다고 험버트에 대한 칭찬을 막 하더라.

험 : 왜 나한테는 얘기 안 했나? (웃음)

제 : 너무 자만할 까봐, 왜냐면 앨범을 잘 마쳐야 됐거든. (웃음) 아무튼, 그렇게 딥플로우가 참여하게 됐고, 그 다음엔 이 곡에 남자보컬이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누가 좋을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다. 처음에는 이 곡의 스케일이 크길 원했기 때문에 스케일이 큰 보컬을 염두에 뒀었는데, 편곡이 바뀌어서 오니까 스케일 큰 보컬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누가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잘 안 떠오르더라. 그때 슬릭이 디스이스매너라는 보컬을 추천해줬다. 들어봤는데 굉장히 특이했다. 목소리가 위켄드(The Weeknd)같기도 하고, 자이언티(Zion.T)나 벤(Ven)의 느낌도 나면서 묘한 매력이 있는데 그 목소리를 들으면서 우리끼리 그런 얘기를 했었다. ‘이건, 진짜 잘 나오거나 아니면 전혀 안 묻거나 둘 중에 하나다’
나중에 나도 디스이스매너한테 들은 얘기인데, 본인도 똑같이 생각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가녹음해서 보내줬을 때 내가 굉장히 수정을 많이 할 줄 알았다고 말했는데, 사실 나는 온 거에서 거의 손도 안대고 디테일만 약간 손보고 끝냈거든. 가이드 버전이 왔을 때 뭔가 이미 완성되어있었다.



힙플 : 여러모로 슬릭의 공이 큰 것 같다.

제 : 슬릭이 첫 트랙에서도 굉장히 공이 크고, 이 트랙에서도 굉장히 공이 크다.



힙플 : ‘You’re Not a Man’에서도 결정적이지 않았나

제 : 아! 그러네 (웃음) ‘앨범 프로듀서’ 크레딧에 슬릭 이름을 올렸어야 됐나 보다.



힙플 : ‘Life Changes’의 구절 중에 ‘적당히 맞춰서 살라는 쿨내 나는 인간들의 비판’ 이란 구절들이 있고, 보도자료에는 보통사람들의 사회로부터 점점 격리되는 랩퍼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제리케이가 느끼는 보통사람들의 사회는 뭔가?

제 : 음.. 랩퍼라고 생각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 쇼미더머니 이후로 더더욱 사회와 동떨어져간다고 생각을 했다. 똑같은 문제의식이 ‘Studio Gangstas’에도 연결이 되는데, 그냥 그런 랩퍼들의 이미지가 전혀 2016년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현 사회의 일원이라고는 생각이 안 되는 모습인 것 같았다. 와이프가 직장에서도 ‘남편은 뭐해?’라는 말에 ‘랩퍼에요’라고 대답하면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고 한다. 무슨 소리지 이게? 랩퍼도 그냥 사람인데.. (전원웃음) 그 정도로 동떨어져있다는 거다. 랩퍼들도 똑같은 사람이고 특히 나는 더더욱 대한민국 사회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서, 랩퍼와 보통의 사회를 동 떨어뜨릴 수 없다고 생각을 하거든. 그래서 격리되어 있는 것 같다는 표현을 썼던 거다.
적당히 맞춰서 살라는 그런 말은 내가 쇼미에 관한 강경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었을 때, 전해 전해서 들었다. 플레이어들이 나에 대해 꼰대라고 얘기하고 있다는 것도 전해 들었는데, 나는 말했듯이 그냥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힙합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도 기본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가사가 나왔는데, 어쨌든 그런 맞춰가는 삶을 살라고 하는 건 나한테는 전혀 쿨한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삶을 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그런 내 모습을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힙플 : ‘No More Heroes’ 같은 경우는 아까 말했던 것처럼 ‘No Role Models’과 연결되는 부분이 많다. 어떻게 보면 공통된 주제의 곡을 이렇게 한 앨범에 두 곡이나 할애한 건데, 이유가 있나?

제 : 나는 두 곡이 그 뿌리는 같지만 나온 모습은 다르다고 생각하고 쓴 거다. ‘No More Heroes’ 는 어떻게 보면 ‘신기루’와도 비슷한 관점인데, 내가 지금까지 보고 자라고 동경해온, 하지만 이제는 내 마음속에서 박제 해야 되는 영웅들에 대한 제사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그렇게 향불을 피우고 나서 (웃음) 나를 기점으로 내 다음 세대의 루키들에게 나 같은 괴로움을 겪지 말라고 얘기해주는 트랙이 ‘No Role Models’이다. 뿌리는 같지만 뻗어 나오는 결은 좀 다르다.



힙플 : ‘No More Heroes’ 구절 중에 ‘역겨운 개싸움에 장단 맞추는 게 유일한 해법으로 제시되는 지금 내가 내는 화가 질투와 시기일까?’ 라는 구절이 있다. 유일한 해법이 아닌 다른 대안이 있을까?

제 : 다른 건 없고, 그냥 정공법밖에 없다고 늘 생각해왔다. 쇼미더머니가 시작할 때부터 나는 쇼미더머니 싫어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게 가지고 있는 엄청난 영향력 밑에서 계속 고민을 했고, 그 고민을 몇 년째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늘 나오는 마지막 답은 ‘잘하면 돼’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하면 돼’ 밖에 없더라고. 잘하면 뭐, 딥플로우처럼 올해의 음악인이 될 수도 있는 거고.
한편으로는 내 안에서 ‘그들은 구리니까’ 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혹시 내가 진짜로 그들만큼 돈을 못 벌고 있고, 못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결핍을 내 스스로 ‘걔네는 구리다는 걸로 합리화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고민도 많이 했었다. 내 결핍을 덮기 위해서 그런 핑계를 대고 있는 건 아닌지. 자신 있게 그런 부분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멋없는 걸로는 돈 벌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할거면 진짜 멋있게 돈 벌고 싶다는 욕심, 그 선례가 되고 싶은 건 확실하다.





힙플 : 그 트랙들에 대한 얘기는 거의 다 마쳤고, 잠깐 이야기를 더 해보자면, 이번 아트워크를 김기조 작가가 맡았다. 어떤 인연으로 함께하게 됐나?

제 : 김기조씨 역시 개인적으로 팬이었다. 그분이 하신 아트워크를 너무 좋아했고, 특히 나는 소울컴퍼니 때부터 한글에 대한 사랑을 가져왔던 사람으로써 한글로 된 타이포그래피를 되게 좋아하는데, 사실상 그 분야의 1인자가 김기조씨이기 때문에 늘 지켜봐왔다. 그런데, 그 분이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디자이너이고, 마침 스톤쉽이 붕가붕가레코드와 전략적 제휴 관계에 들어가면서 붕가붕가와 연이 닿았지. 그때가 술탄 오브 더 디스코(Sultan of The Disco)랑 던밀스(Don Mills)가 합동공연을 했을 때였는데, 그날 그곳에서 김기조씨와 만나 얘기를 하게 됐다. 나와 되게 공통점이 많았고, 얘기가 잘 통했다. 그래서 그날 서로의 작업에 대한 리스펙트을 확인하고, 이번에 함께 하게 됐다.



힙플 :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레터는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제 : 김기조씨의 아이디어였다. 나는 김기조씨의 원래 느낌대로 선이 명확한 그런 레터링을 생각 했었는데, 선이 명확한 레터링은 딱 봤을 때 힙합 앨범 자켓의 느낌보다는 인디씬의 느낌이 많이 났다. 사실, 인디씬이라는 표현도 되게 웃기긴 한데, 어쨌든 밴드음악 쪽의 느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몽글몽글한 느낌의 레터링으로 아이디어를 조금씩 수정해가면서 덧대어갔는데, 그걸 워낙 구현을 잘 해주셨다. 근데, 이 커버가 호불호가 좀 갈리더라 (웃음) 우리 안에서도 슬릭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나는 되게 좋아한다.



힙플 : 연기는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나?

제 : 음 내가 하얗게 불태웠다? (웃음) 그건 사실 그냥 가져다 붙인 거고, 김기조씨의 설명을 들었을 때는, 선이 굵은 레터링은 일관적인 느낌인데, 이렇게 짙고 옅음이 공존하는 글씨는 감정의 흐름을 표현하기 좋다고 설명을 해주셨다. 그 설명에 설득당했지. 그리고, 나는 이 앨범의 색깔이 검은색이거나 어두운 네이비 정도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런 색깔로 뽑아서 보다가 스톤쉽에서 주황색 컬러가 어떠냐는 말을 해주더라. 똘배는 내 앨범을 그런 색깔로 봤나 보다. 그래서 그 색깔을 입혀봤더니 확 살더라고. 뭐랄까, 내가 지금까지 해왔던 음악들의 느낌과 묘하게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각적으로 봤을 때도 예쁘고. 그런데, 호불호가 갈린다고 말했듯이 험버트도 처음에는 별로 안 좋아했다.

험 : 나는 주황색을 너무 선동적이라고 얘기했었다.

제 : 하지만 내 앨범이니까.. (웃음)



힙플 : 이제 막바지다. 데이즈얼라이브 식구들의 앨범 계획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 같다.

제 : 솔직히 궁금해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 알고 있다. (웃음) 하지만 많아질 거라고 확신한다. 왜냐면 지금 발매 일정이 빡빡하게 있거든. 4월 19일에는 던말릭(Don Malik)이 키마(Kima)와 함께 ‘트라이비스트(Tribeast)’라는 팀으로 앨범을 낼 거다. 요즘 루키들이 하려고 하지도 않고, 할 수도 없는 그런 앨범이다. 전 곡이 LP 샘플링을 베이스로 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의 철학이 견고하게 담겨있는 앨범이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다. 그리고, 아직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여름이 오기 전에 슬릭의 첫 정규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지금은 녹음이 거의 다 끝난 상태다. 슬릭이 이 앨범 작업을 한지 굉장히 오래됐다. 그리고 나도 슬릭 앨범이 나올 거라고 말하고 다닌 지도 꽤 오래됐는데, 어쨌든 지금 완성도 높은 형태로 후반 작업이 들어간 상태기 때문에 여름이 오기 전에는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힙플 : 리코는 어떻게 지내고 있나?

제 : 다른 인터뷰에서 좀 얘기를 했었는데, 몇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하고 있다. 개인적인 것도 있고, 다른 프로듀서랑 같이하는 작업도 하고 있고, 싱글도 준비하고 있는 게 있는데 아마 발매시기는 랩퍼 세 명이 나온 이후가 될 것 같다. 어쨌든 올해 상반기는 굉장히 바쁠 것으로 예상된다.



힙플 : 제리케이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제 : 일단, 피쳐링 해야 될 게 몇 개 있어서 그거 하고, 4월 1일날엔 마인드프리즘이라는 심리치유기업이랑 같이하는 행사가, 그리고 17일에는 ‘콜센터’와 비슷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대단한 다큐멘터리인 ‘위로공단’과 함께하는 행사가 있다. 그리고 나서는 트라이비스트 앨범과 슬릭 앨범을 서포트 해야겠지. 어쨌든 레이블 대장으로써 내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힙플 : 험버트는?

험 : 나는 작년부터 해왔던 얘기인데, 올해는 꼭 내 앨범을 내는 게 목표다. 그리고 또 다른 1MC 1PROD 앨범이 마무리 작업 중이다.



힙플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 : 이제 쇼미더머니5가 할 텐데 그게 진행되는걸 보면서 내가 또 어떤 스트레스를 받게 될지 걱정된다. 그리고 내가 내 얘기를 계속 해나가는데 거기에 계속 영향을 받는 것도 싫고. 그런데, 내가 눈을 감고 거기에 신경을 안 쓰는 게 잘 안 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어쨌든 늘 말해왔지만 할거면 좀 멋있게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는 내가 생각했을 때 떳떳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만한 앨범을 이번에 가지고 왔고, “proper respect”, 딱 걸 맞는 정도의 리스펙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위 인터뷰는 블랙넛과의 디스전 이전에 진행된 내용임을 알려드립니다.


인터뷰 | 이승준, 차예준 (HIPHOPPLA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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